지난해 9월 독일로 출국한 최순실 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덮으려고, 국회 국정감사까지 방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.
조카 장시호 씨를 통해 더민주 안민석 의원의 교문위 국정감사를 방해했다는 겁니다.
배준우 기자입니다.
[리포트]
지난해 12월, 국회 청문회에서 처음 마주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장시호 씨.
[안민석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해 12월)]
"장시호 증인 제가 미우시죠?"
[장시호 / 최순실 씨 조카]
"네."
[안민석]
"인간적으로는 미안하게 생각합니다."
[장시호]
"괜찮습니다."
[안민석]
"이모를 잘못 만난 운명이라고 생각을 하십시오."
[장시호]
"네."
[안민석]
"개인적으로 저를 미워하지 마십시오."
[장시호]
"꼭 뵙고 싶었습니다."
안 의원을 꼭 보고 싶었다고 말한 장 씨.
두 사람의 숨바꼭질같은 추적과 은폐가 시작된 건 청문회 3개월 전인 작년 9월입니다.
당시는 정치권에서 미르·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무렵으로, 독일로 도피했던 최순실 씨가 '안민석 의원의 국정감사를 방해하라'는 지시를 내렸다고 장 씨 측이 밝혔습니다.
"안 의원이 내 측근 이모 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우는 걸 막아야 한다"며 "김종, 하정희를 통해 이 씨 입을 막으라"고 최 씨가 장시호 씨에게 지시했다는 겁니다.
S 대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알려진 이 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등과 관련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.
결국 장 씨는 최 씨 지시대로 이 씨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막았습니다.
[안민석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해 9월 27일)]
"이 아무개라는 사람이 있습니다. 저 사람은 최순실과 정동춘을 연결시켜 준 사람이고 (김종) 차관을 만난 걸 시인했습니다."
국정농단 사태의 시작뿐만 아니라 이를 은폐하는 과정에도, 최 씨가 치밀하게 관여해 온 겁니다.
채널A뉴스 배준우입니다.
영상취재 : 이호영
영상편집 : 민병석
그래픽 : 오소연